■ 배경
자아와 타자 사의 ‘해서는 안된다’ 의 금지의 주정성과 ‘~해야한다’의 강제의 부정을 근간으로하는 규제, 규범 사회 속에서 살아 왔다. 20세기 후반부터는 부정성이 제거된 사회, 부정성 대신 긍정성이 지배하는 사회로 변화하며 ‘나는 할 수 있다’ 라는 성과를 중시하는 근저에서 일어나는 긍정의 힘은 규범사회의 부정성에서 좀 더 자아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되는 긍정사회가 나타나게 되는 198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기본원리로서 타자 착취보다 휠씬 더 효과적이고 더 많은 성과를 올리는 계기는 되었지만 전반적인 패러다임인 부정성에서 긍정성으로 전환의 결과가 오히려 긍정의 과잉(긍정의 변증법)이 가속화 되며 긍정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되는 스스로를 착취하는 형태가 되는 자기 착취로 완전히 망가질때까지 자기 자신을 자발적으로 착취하는 에고 과잉(강요된 자신감)속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결과 의욕을 상실한 사회로 이어지게 되며 오늘날 사회적 폐해와 현대인들의 정신 질환인 소진 증후근, 우울증, 주의력 결핍과잉 행동장애 등의 많은 문제들이 우리들 사회에 노출된다고 한다.
성경 구약성서 이사야 40장 29절에도 유사내용을 볼수 있다.
‘피곤한자에게는 능력을 주시며 무능한 자에게는 힘을 더하시니’
구약성서의 위대한 선지자로 불러지는 이사야는 인간들의 부도덕함에 대한 경고 내용을 담은 이사야 1장-39장과 위안의 책인 이사야 40장~66장으로 크게 두 단락으로 나누어져 있다. 인간들에게 위안을 담은 내용이 시작되는 이사야 40장인 첫 장에 피곤과 무용지용의 의미를 담고 있을 정도로 오늘날 성과사회의 심각성을 이미 예견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 필요성
‘해서는 안된다’는 부정사회에서 ‘나는 할수있다’는 긍정사회로 변했다면 이제는 ‘할수 있는 것만 한다’는 장자의 무용지용(無用之用) 철학처럼 쓸모없는 쓸모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할 때다.
■ 기획 의도
한병철의 ‘피로사회’를 철학적 기조로 하여 작품으로 풀어가며 표현
한병철의 피로사회를 인용한다면 ‘철학을 포함한 인류의 문화적 업적은 깊은 사색적 주의에서 나온다’ 고 하듯이 깊은 사색을 깊은 심심함이라고 표현했고 발터 벤야민도 깊은 심심함을 ‘경험의 알을 품고 있는 꿈의 새’ 라로 불렀다.
잠이 육체적 이완의 정점이라면 깊은 심심함은 정신적 이완의 정점이라고 말 하듯이 사색적
삶은 아름다운 것과 완전한 것이 변하지 않고 무상하지도 않으며 인간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 있다는 존재 경험과 결부되어 있으며 눈의 부산한 움직임을 중단시키고 제멋대로 움직이는 자연의 손을 묶어 둘수 있는 집중상태를 말하는 멍 때리기로 표현 해 보았다.
설치전시와 행위예술(Performance) 두 가지로 표현하기로 했으며 행위예술은 혼성 누드 퍼포먼스로 멍때리기와 멀티테스킹(multitasking)인 서로 상반된 소재를 활용해 행위 예술가들의 공연을 선보이며 동이(同異:서로 같음과다름)의 차이를 확인해 보는 복합적 구성으로 시각의 효과를 확장시켰다.
‘깊은 심심함’은 요즘 처럼 멀티태스킹한 사회에서 꼭 필요한 행동 실전이 아닌가 생각하며 기획전시의 주제로 설정하였다. 또한, 신자유주의 시대인 성과사회에서 나타나는 성과 중심의 문제점을 짚어 보며 해결 방안을 사진 작품을 통해 표현 해 보며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겠다.
김노천
. 프랑스 베르사유보자르 조형예술대(파리,98)
. 재능대학 사진영상미디어과 강사(05-06)
. 재능대학교 평생교육원 재능사진아카데미 주임교수(17)
. 한국시각예술문화연구소 소장(12,15~현)
. 한국포도저널 협동조함 이사장(13~현)
. 볼레옹공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