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성명 뒤에 ‘선생(先生)’이라는 존칭이 따라붙는 정치인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부를 만한 정치인이 보이지 않습니다. 왜일까?
정치인은 유권자인 국민으로부터 마음을 얻어야만 선택받을 수 있습니다. 마음을 얻는 일은 ‘상식(常識)’에 기반을 둔 언행(言行)으로부터 출발할 것입니다. 우리는 상식이 없는 사람을 가리켜 ‘몰상식(沒常識)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과거 어느 철학자는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라고 말했습니다.
유권자를 속이더라도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권자를 우매(愚昧)한 존재라고 인식하는 것이겠죠.
사회적 약자(장애인, 질환자, 빈곤자)를 비하하는 표현, 상대방을 모욕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언어, 상대방의 인격을 떨어뜨리려는 의도를 가진 표현,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궤변 등은 누구에게도 감동을 주지 못합니다. 오히려 널리 알리고자 한 목적을 퇴색케 할 뿐입니다. 그리고 정치인에 대한 불신을 키웁니다. 그들에 대한 혐오감마저 양산합니다. 이러한 정치인들을 이대로 두고 보아야 할까요?
정치인들은 자신에 대한 부고(訃告)만 아니라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즐긴다는 해괴하고 우스꽝스런 말이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잘못들이 시정되기를 바라면서 정치인들의 옳지 못한 언행들을 모아 편집한 ‘정치인 비평서’입니다. 다만, 비평은 ‘촌평(寸評)’에 그치도록 노력했습니다.
일상에 지친 우리는 정치인들의 말과 글을 대하면서 몰상식함을 알아차리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시민단체 등에서 정치인들의 그릇된 행태를 지적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들의 언행을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고찰하여 널리 알리는 일은 누구도 담당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필자는 정치인도 아니면서 정치 경험도 없지만, 이 책을 통하여 감히 아마추어 옴부즈맨(ombudsman)의 역할을 해보려 합니다.
이 책은 알려진 시점을 기준으로 2021년 3월부터 12월까지 우리 정치인들이 세상에 내놓은 몰상식한 말과 글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행동도 관찰했습니다. 그들이 그러한 언행을 보이는 배경도 쉽게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몰상식하다고 판단한 근거 – 특히 법률적 근거 – 도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보수와 진보, 여와 야, 좌와 우 등 해당 정치인의 소속이나 이념 성향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그리고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된 내용만을 이 책에 실었다는 점도 덧붙여 둡니다.
민주정치 제도의 하나인 다당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의 정치 환경에서 정당들 사이의 경쟁인 당쟁(黨爭)은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어쩌면 필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당과 정치인들의 경쟁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거짓말, 비속어, 욕설, 망언(妄言), 독설(毒舌), 폭언(暴言), 궤변(詭辯) 및 법규(法規) 위반은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저해 요인으로 작동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이 책에서 말하는 ‘몰상식한 언행’에 해당합니다.
이 책은 정치인을 선택하는 유권자에게는 판단의 자료로, 정치 지망생에게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의 자료로, 기성 정치인에게는 반면교사(反面敎師) 내지 성찰(省察)의 자료로 각각 활용되기를 바라는 작은 소망을 담아 엮었습니다.
이 책에 이름을 올린 정치인들에 대한 인성(仁性), 지성(知性), 덕성(德性) 및 감성(感性)을 파악함에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우리 모두가 상식을 충전함에 필요한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건강, 행복, 행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1월
필자 최종배
· 법학석사
· 검찰수사관
· 법무사
(저서)
· 형법과 특별법
· 이혼과 그 뒤의 법률문제
· 가압류·가처분·민사집행 이론 및 실무서식
· 공익신고 포상금
· 조상 땅 찾기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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